미안합니다. 노션 때문에 세컨드 브레인 OS를 버렸습니다.
- 커리어
- 2025. 2. 12.
설 연휴 동안 세컨드 브레인 OS를 구매하고, 세컨드 브레인 책을 읽고 PARA 메모법을 적용하면서 메모하는 재미에 푹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 연휴가 끝나고 와이프랑 베트남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다녀와서 노션과 세컨드 브레인 OS를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 : 오프라인에서 작동하지 않는 Notion
다른 이유들 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노션이 오프라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행에서, 그리고 업무상 비행기를 타는 시간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는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생각을 정리하거나 하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이번 여정에서는 Inbox에 있는 메모를 분류하고, 몇가지 아이디어를 추가하고, 메모를 엮어서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초안 작업을 하고자 했었습니다.
그런데, 안됩니다. 수많은 메모 중 최근에 읽었던 몇몇 메모는 보입니다. 그리고 노션 앱을 통한 새로운 글쓰기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단축어를 통한 수집은 안됩니다.
최근에 본 메모 말고는 다른 메모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협업을 위한 툴이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찾아보니 노션의 오프라인 작업에 대해서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오프라인 상태에서 노션을 완전히 쓸 수 있는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완전히 사용한다고 하면 기기의 용량을 차지 하기 때문에 장,단이 있을테지만, PARA의 Archive 정도만 Cloud로 하고, 나머지 페이지들은 오프라인에서 사용이 가능할 정도의 기능이 있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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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의 다재다능함이 부담으로 다가오다
노션은 너무 무겁다.
노션은 이래저래 기능이 많습니다.
다양한 View도 제공하고, 저같이 타이포그래피를 중요시 하는 사람은 노션으로 글을 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데이터베이스로 연결도 가능하고 캘린더도 되고, 할일 관리도 되고 등등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뜻도 됩니다.
장인들은 엑셀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엑셀로 모든 노트를 할 수도 있겠지요.
다양한 재주를 가진 서비스이니만큼 앱이 전반적으로 좀 무겁습니다.
메모라는 것이 대부분 Text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나 컴퓨터 작업 환경에 따라서 매우 느릴 때도 있습니다. (모바일이 제일 빠릅니다.)
간절한 폴더형 관리
또, 기본적으로 노션의 특장점인 페이지를 기반으로 한 메모 관리가 저에게는 좀 불편했습니다.
왼쪽의 사이드바에서 프로젝트를 클릭하면, 그 프로젝트에 대한 메모들이 나왔으면 했습니다.
일부는 폴더로 관리하고, 일부는 페이지로 관리하고 싶은데 전부다 페이지 입니다.
노션에서 가장 왼쪽의 사이드바가 모든 페이지에 항상 뜨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이드바에서 PARA의 구분별로, 그리고 내가 진행하는 Project를 볼 수 있고, 바로 메모를 봤으면 했으면 했는데, 구현이 쉽지가 않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모든 페이지(수집, 명료화, 계획, 점검 등등)에 컬럼을 좌우로 나눠 메뉴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방법은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안이쁘다
메모 하나하나는 예쁘게 잘 쓸 수 있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그 외에는 여러가지 메모를 한 번에 볼 때 너무 안예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프로젝트의 메모를 전부 보고 싶다고 해보자면, 노션에서는 기본적으로 메모의 리스트를 표, 보드, 갤러리 등으로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다 안예쁩니다.
표는 메모를 각 프로젝트와 영역, 자원에 할당하기는 편하지만 안예쁩니다.
리스트, 보드는 안예쁩니다.
갤러리는 사진이 있어야 그나마 좀 낫지만, 안예쁩니다.
대쉬보드를 커스텀해서 물론 예쁘게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근데, 어우... 생각만해도 피곤합니다.
세컨드 브레인 OS도 무겁다
PARA를 기반으로 한 템플릿이다 보니, 가장 중점적인 기능은 메모여야 합니다.
메모는 전체를 볼 수도 있고, 프로젝트 별로도 볼 수 있고, 영역이나 자원별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세컨드 브레인 OS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직관적으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지금 노션을 버리고 선택한 앱노트의 샘플 페이지 입니다.
가볍고 심플합니다. 딱 메모를 위해서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없습니다.
세컨드 브레인 OS에서의 inbox의 샘플페이지 입니다.
메모에 대한 속성들이 먼저 나오고, 글이 아래에 나오는 것이 뭔가 앞뒤가 바뀐 것 같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메모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 메모의 속성은 나중입니다.
물론, 글이 먼저 나오고 속성을 나중에 나오도록 바꿀 수도 있을 겁니다.
노션은 꽤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니까요.
아마 설정을 들어가서, 어떠한 속성을 바꾸고, 뭐를 클릭하면 될겁니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가 좀 피곤합니다.
세컨드 브레인 OS는 정말 다재다능합니다.
프로젝트 관리도 할 수 있고, 목표 관리도 할 수 있고, 계획도 짜고, 할일 관리, 일정 관리 모든 것을 한 곳에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을 다 잘 활용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툴이 될 것 입니다.
다만, 며칠 써보니 너무 많은 기능, 너무 많은 자유도가 있는 것 보다는
지금 저에게는 그냥 간편하게 메모하고, 잘 분류하고, 잘 찾을 수 있는 정도의 기능만이 필요하고,
여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툴이 더 낫겠다라고 판단해서 노션과 세컨드 브레인 OS를 버리고, 앱노트로 PARA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